000-15M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테일러 AD22e 마호가니



마호가니는 참 특이한 성질을 가졌습니다. 보통 상판과 측후판의 재질을 모두 같이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메이플도 사용하긴 하지만 흔하진 않죠) 유독 마호가니 상판에 마호가니 측후판 사용은 많은 제조사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조합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마호가니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특징적인 장점을 살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스프루스에 비해 무른 성질로 변형되기 쉽고, 잘못 만들게 되면 물먹은 듯한 먹먹한 소리 때문에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등 이전의 테일러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지만 제대로 다루기는 어려운 것이 바로 마호가니의 특징입니다. 마틴의 15시리즈는 해당 재료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테일러 아메리칸 드림 시리즈의 신모델 AD22e는 마호가니의 성질을 테일러의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요소들이 많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물론 측후판에 사용된 사펠레는 마호가니는 아니지만 마호가니의 특징과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 300번대 시리즈에서 사용되었던 소재와는 동일하지만 원초적인 느낌의 마호가니는 AD22e 모델이 더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거친 양감의 미드레인지 음색이 부각된 AD22e는 풀사이즈 중 가장 작은 바디인 그랜드 콘서트(Grand Concert) 바디와 만나 빠른 반응성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굉장히 잘 잡힌 밸런싱을 유지합니다. 폭발적인 볼륨의 악기는 아니지만 연주할 때 기분 좋은 편한 느낌을 받기는 참 오랜만입니다.

아메리칸 시리즈답게 미국산 올솔리드로 구성되어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테일러의 신형 엔진인 V-Class 브레이싱이 적용되어 있어 볼륨과 서스테인이 향상되었고, 정확한 인토네이션을 자랑합니다. 특히 V-Class 브레이싱은 기존 X브레이싱이 갖는 구조적인 한계인 브릿지 앞쪽이 꺼지고 브릿지 뒤쪽이 올라가는 문제로부터 더 자유로운데, 마호가니의 무른 성질은 이 구조를 만나 안정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작은 크기의 그랜드 콘서트 바디와 24 7/8” 쇼트 스케일은 어느 누가 연주하더라도 편안한 연주를 보장합니다. 대형 세단에 비해 쾌적함은 덜하지만 운전하는 맛은 훨씬 더 있는 준중형 컴팩트 세단 같은 느낌입니다.

테일러의 신모델 AD22e는 기존 테일러에서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잘 만족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테일러의 특징적인 구조와 설계를 이용하면서도 다른 소재와 다른 바디크기를 적용하여 즐거운 조합을 만들어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