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가 깁슨을 만든다면,
테일러 AD27e Flametop



미국을 대표하는 기타 브랜드 중 하나인 ‘깁슨(Gibson)’은 특유의 남성적인 이미지로 오랜 시간 많은 매니아들에게 사랑 받아온 브랜드입니다. 마치 카우보이를 연상케하는 특유의 색상, 디자인, 음색 등은 마초적인 이미지를 동경해온 연주자들에게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마틴에서도 CEO시리즈에서 깁슨의 오마주 모델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으며, 많은 브랜드에서도 깁슨의 이미지를 본인만의 해석을 담아 제작하기도 합니다.

기존의 테일러 기타가 밝고 청량한 여성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오늘 소개해드릴 테일러의 신모델 AD27e Flametop은 만약 테일러가 깁슨을 만든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마초적인 이미지와 가장 닮아있는 기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소재부터 컬러감, 바디 형태 등 이전의 테일러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2021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 시리즈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미국산 올솔리드 시리즈로써 200번대와 300번대 시리즈 사이에 포지셔닝 하고 있습니다. 슬로프 숄더 드레드넛 바디 스타일의 그랜드 퍼시픽(Grand Pacific) 바디와 풀 사이즈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인 그랜드 콘서트(Grand Concert) 바디만 출시하고 있습니다.

AD27e Flametop은 그랜드 퍼시픽 바디에 상판, 측후판 목재 전체가 메이플(Maple)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메이플은 600번대 측후판에서 사용되는 목재이긴 하지만 테일러에서 상판까지 전체가 메이플로 제작된 경우는 없기 때문에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스프루스 질감의 또렷한 음색이 아닌 호방하고 거친 사운드의 첫 느낌이, 마치 세련되고 다정다감한 스타일보다는 무뚝뚝한데 왠지 친근할 것 같은 상남자 같습니다. 바디에 사용된 새틴 피니쉬에 더스티 우드스모크 컬러는 카우보이의 상징과도 같은 가죽 부츠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오직 이 모델에만 팩토리 세팅으로 장착되어 있는 ‘다다리오’사의 니켈 브론즈 스트링은 메이플 바디에서 기대하는 사운드를 한층 더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엘릭서 사의 포스포브론즈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이 모델엔 코팅이 되어있지 않은 스트링을 사용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당연히 핑거스타일 장르보다는 스트럼 위주의 팝이나 락, 블루스, 컨트리, 블루그래스 장르 등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특히 테일러의 사운드가 노래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더 눈여겨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