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를 그리워하며,
Martin Custom Shop
‘Emily’ designed OM
Italian Alpine Spruce /
Cocobolo,Madagascar


마틴 커스텀샵의 직원이었던 Emily는 창의적이고 섬세하며 높은 수준의 완성도로 업계에서 주목받았던 기타 제작가였습니다. 우리가 최근 몇 년간 Namm Show에서 보았던 독창적인 커스텀 모델은 거의 그녀의 손에서 탄생한 것들이었죠. ⠀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지금 마음이 참 아픕니다. 우리는 이제 에밀리의 작품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고, 이 모델이 그녀의 손길을 거친 마지막 모델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녀가 다른 세상에서 예전보다 훨씬 더 건강한 모습으로 아름다운 기타를 만들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

이 마틴 커스텀샵 모델을 보고 있으면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떠오릅니다. ⠀

프랑스 인상주의의 대표적 화가인 모네는 그의 지베르니 정원에 수련을 꾸며놓고 화폭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총 250여점에 다다르는 그의 그림은 한없이 조용함 가운데서 생명의 역동성을 붓의 터치로 표현해 내주었습니다. ⠀⠀

특히 말년에 지병인 백내장이 악화되어 점차 추상화, 단순화로 변하는데, 이 마틴 커스텀샵 모델의 분위기가 모네의 말년 작품과 너무 닮았습니다. ⠀⠀

한없이 차가워 보이는 이탤리언 알파인 스프루스 상판에 3피스 코코볼로 / 마다가스카 웨지 후판은 모네의 이글거리는 붓 터치와 같이 역동적면서도 단순합니다. 기존 마틴스러움과 전혀 다른 풍의 룩은 이 기타가 단순한 소장 가치 이상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

음색 역시 마틴의 고유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애처러움과 따뜻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마틴을 본 적이 없습니다. 테스트 연주를 하고있는 지금도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

제가 리뷰한 이 글로 인해 에밀리와 모네가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만든 예술작품을 우리악기사에서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