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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잘 만든 카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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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 기타 최고의 장점은 자신들의 한계를 명확히 안다는 것이다. 모델 라인을 짜고 악기의 스펙과 설계를 열심히 연구하고 남들과 다른 시도와 자신이 추구하는 음색을 쫓는 것, 말은 좋다. 결국 유저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들어왔던 익숙한 음색에 이끌리게 마련이다. 결국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악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반 이상의 엄청난 매력이 있거나 아니면 다른 솔깃한 요소들 -예를 들면 가격이라던가 화려한 스펙이라던가 - 가 뒷받침되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시그마의 생존 전략은 바로 '카피'이다.  큰 모험을 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악기 품질을 유지하는 쉬운 길을 택한 것이다. 시그마가 마틴의 서브 브랜드로서 역할을 수행하던 것은 이미 옛날이야기이고 지금까지의 악기 제작 판매 노하우라면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시도해 봤을 법도 하지만 시그마는 언제나 자중하며 자신들의 포지션을 지켜왔고 덕분에 절대적인 가성비를 가진 '믿고 사는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힌 것이다.

 마틴과 깁슨 등 이미 검증된 악기들의 카피 버전들을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기술력으로 제작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하는 것은 유명 모델을 갖고 싶지만 가격의 벽 앞에서 좌절해야만 하는 유저들에게 엄청난 기회로 다가온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물론 그냥 디자인 만 카피하는 것이 아닌 오리지널 악기 특유의 뉘앙스를 최대한 충실히 카피하기에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시그마는 저력 있는 브랜드다.

 오늘 이 글에서 다룰 000M-15도 그런 카피 기타다. 오리지널 버전인 마틴 000-15M과 모델명까지 너무 비슷한, 5미터 밖에서는 마틴이라 그래도 믿을 것 같은 '잘 만든 카피품' 000M-15를 리뷰한다.

마틴 15시리즈의 전통적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빈티지한 다이아몬드 인레이와 톨토이즈 픽가드, 블랙 브릿지 핀과 수수하게 장식된 로제트는 나무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15시리즈의 외관과 똑 빼닮아있다. 사실 이 멋진 외관에 반해 15시리즈를 구매하는 유저들이 꽤 있다. 번쩍거리는 올 글로스 피니쉬에 자개 장식이 잔뜩 들어간 외관을 '촌스럽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무 본연의 멋을 살린 시그마 000M-15의 디자인을 추천한다.

시그마의 카피는 외관만 따라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000m-15는 오리지널의 음색과 마호가니 목재에서 나오는 특유의 뉘앙스를 기가 막히게 잘 오마주 해 놓았다. 이것이 오늘의 기타로 000M-15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 필자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탓도 있다. - 물론 완벽하다고 할 순 없다. 전체적으로 따듯하고 우디 한 음색은 좋지만 부드러움 속에서 느껴지는 거친 알갱이가 느껴지는 사운드는 완벽하게 표현되어있지는 않다. 로즈우드 규제로 인해 브릿지와 핑거보드에 15시리즈와 같은 목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음색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다 고려하더라도 오리지널의 1/4 가격에 누구나 납득할 만한 퀄리티의 음색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또한 초보자나 손이 작은 유저들에게는 시그마의 악기들이 오리지널보다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가격적인 면을 재껴놓더라도 넥이 미국산 오리지널 악기에 비해 얇고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연주감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그마는 전체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연주감을 가지고 있다. 연주감만을 따로 놓고 본다면 오리지널인 15시리즈 이상의 편안함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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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틴 테일러를 살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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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명품을 가질 순 없다. 아니 가질 필요는 없다. 값비싼 유명 악기들이 부담스러운 유저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스러운 음색의 시그마의 모델들은 아주 매력적인 악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중 원본 모델과 가장 흡사한 음색을 들려주는 000M-15는 오리지널 15시리즈에 로망을 가진 유저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